새벽의 찬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. 싸구려 라이터의 낡은 쇠붙이가 딱, 하는 소리를 내며 간신히 불꽃을 피워 올렸다. 텅 빈 주머니처럼 휑한 마음을 달래려 담배를 입에 물었다. 코 끝을 간질이는 매캐한 연기가 텅 빈 새벽 공기를 잠시나마 채워주는 듯했다. 저 멀리, 거대한 콘크리트 요새처럼 웅장하게 솟아오른 반도체 공장이 희미한 새벽 빛을 받아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. 며칠 전 면접에서 쏟아냈던 어설픈 지식과 간절했던 눈빛은 저 거대한 벽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없이 부서졌을까.
마지막 담배였다. 더 이상 담배를 살 돈도, 담배를 피울 이유도 없었다. 합격 통보를 받으면 끊으려 했던 담배였지만, 이제는 실패의 쓴맛을 삼키며 끊어야 했다. 손가락 끝까지 타들어 가는 담배 연기가 마지막 자존심처럼 느껴졌다. 저 거대한 공장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빚어내고,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. 하지만 나는 그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. 어쩌면 나는, 저 빛나는 미래와는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. 씁쓸한 연기를 내뿜으며,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.